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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3 23:19

포즈의 힘

조회 수 1004 추천 수 0 댓글 0

포즈의 힘

글. 정상수 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광고대행사 오길비앤매더의 부사장으로 일했고, 20여 년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해왔다. 그는 자신을 ‘대학에서 광고 크리에이티브 가르치는 아저씨’라고 소개한다. blog.naver.com/ogilvy3를 운영하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머리에 떠오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호흡’이다. 호흡으로 생사를 구분하니까. 인생은 들숨과 날숨의 연속이다. 그것이 멈추면 죽었다고 판정한다. 그러므로 호흡을 잘 조절할 필요가 있다. 숨 가쁘게 달리기만 하면 머잖아 쓰러진다. 죽는다. 달리다가도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더욱 큰 그림이 보인다. 열심히 일하는 당신, 잠깐만 멈춰보자!




흩어진 주의를 다 잡는 법

말할 때도 ‘잠깐 멈춤’이 필요하다. 그걸 ‘포즈(Pause)’라 한다. 포즈는 특히 아이디어를 발표할 때 잘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마음이 급하면 말이 빨라진다. 상대가 듣지 않을까 봐 빨라진다. 아이디어를 설명할 때 더욱 그렇다. 내 이야기를 도중에 자를까 봐 빨라진다. 잘리기 전에 아이디어를 전달하려고 서두르게 된다. 그래서 포즈를 두지 않게 된다. 긴장하면 그렇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그리된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라도 혼자 달리듯 말하면 팔기 어렵다. 듣는 상대도 덩달아 마음이 급해지는 까닭이다. 딱딱한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에서 그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이야기할 내용은 많고, 모두 내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 것 같아서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적절한 포즈가 반드시 필요하다. 내 아이디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정확한 곳에서 잠시 쉬어야 한다. 포즈의 중요성을 담은 말장난도 많다.

“아버지 / 가방에 들어가신다”, “할머니 / 가죽을 잡수신다”, “아기다리 / 고기다리 / 던데이트”란 노래도 있었다. “꽃신신고오는아 / 지랭이속 / 의내님아~!”.

러시아의 연극 연출가 스타니슬라프스키는 배우가 말할 때 필요한 포즈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1. 의미 단위로 끊어서 쉬는 포즈, 2. 심리적 이유로 쉬는 포즈다.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쉬는 포즈는 쉽다. 아버지가 가방에 들어가지 않게 잘 쉬어서 말하면 된다. 그런데 심리적인 이유로 쉬는 포즈는 자주 잊어버린다. 열심히 아이디어를 발표하다 보면 ‘여기서 잠깐 쉬어야겠다’는 시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때 잠시 멈추자. 청중의 반응을 보면서 포즈를 설정하자. 전략적으로 이야기하다 순간적으로 말을 멈추는 것이다. 어떠한 효과가 있을까? 듣는 이의 흩어졌던 주의를 짧은 시간에 환기할 수 있다. 또 그러한 식으로 포즈를 설정하면 다음 이야기를 강조할 수 있어서 좋다. 포즈를 주는 순간 호흡했으므로 다음 말이 저절로 강해지는 것이다. 음악이나 무용에서도 원리는 똑같다. 교향곡의 진행을 연상하면 쉽다. 거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잠시 약해졌다가 순간적으로 갑자기 강하게 이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발레에 아라베스크 자세가 있다. 양팔을 쭉 뻗고 한 다리로 서서 다른 다리는 뒤로 올리는 정지 자세다. 계속 움직이기만 하면 악센트가 생기지 않으니까 그러한 정지 동작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쉬지 않고 계속 진행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어느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직전에 포즈를 설정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부르는 30초

아울러 포즈 자체가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포즈를 잘 활용하면 긴 이야기를 생략하고 압축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면 듣는 이가 스스로 내 이야기 속으로 찾아 들어온다. 숨긴 부분에 무슨 뜻이 들어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들어온다. 이야기를 생략해서 궁금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그런 식으로 포즈를 설정하면 대화에 리듬이 저절로 생긴다. 또 듣는 이의 이해를 기다리기 위해 포즈할 수도 있다. “아시겠죠?”라는 의미가 들어있는데 굳이 말로 할 필요가 없을 때 포즈를 쓰는 것이다. 기대하게 하기 위해 포즈를 두기도 한다. “매출이 지금보다 무려”하고 잠시 쉬면, 듣는 이는 기대를 한다. 그런 다음에 “8배 상승하게 됩니다”라고 이어가면 된다.

실제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려면 ‘창의적인 포즈(The creative pause)’가 필요하다고 한다. 창의력 전문가 에드워드 드 보노(Edward de Bono) 박사의 이야기다. 아주 간단하지만 효과는 대단하다. 그저 20초에서 30초 동안 생각하기를 멈추는 것이다. 그러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생각을 잠시 멈추고, 새로운 대안이 없을지 살펴보는 것이다. 천천히 사고하는 것은 천천히 운전하는 것과 같다. 운전을 빨리하다가 천천히 하면 사물을 잘 인식하고 관심을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 목적지에만 신경 쓰지 말고, 거기까지 가기 위한 다른 방법은 없는지, 다른 길이 없는지 살펴볼 수 있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건? 성찰과 휴식!

경쟁 사회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우리는 초조해한다. 잠시라도 쉬는 시간이 있으면 나만 도태되는 것 같아서 뭐라도 하려고 애쓴다. 주말에도 집에 일거리를 갖고 간다. 화장실에도 읽을거리를 갖고 간다. 목욕탕 물속에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은 아깝다. 그러나 그 시간이 낭비만은 아니라는 것을 나온 후에 느낄 수 있다. 몸도 씻지만 낡은 컴퓨터처럼 덜걱거리며 돌아가던 머리도 씻는 기회다. 창의력 연구로 유명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도 이러한 이야기를 했다. “성찰과 휴식을 위한 시간을 반드시 가진다! 끊임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다. 자기 연민에 빠져서 늘어져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그러나 끊임없는 분주함은 창의성을 위해 좋은 처방이 되지 못한다. 어떠한 일도 하지 않고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사치를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곧 불안해진다. 그래서 그러는 동안 약간의 육체노동을 하는 게 좋다고 한다. 산책, 샤워, 수영, 운전, 화초 가꾸기, 뜨개질, 목공일 등을 하면 좋다는 것이다. 컴퓨터 모니터만 계속해서 째려보고 앉아있으면 자판기처럼 아이디어가 자동으로 나올 리 없다. 칙센트미하이 박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려면 수면 습관을 조절하는 방법도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너무 바빠서 매일 두세 시간밖에 잠자지 않았다는 걸 자랑으로 여기지 말라는 것이다. 잠을 푹 자야 창의적이 된다는 것. 자느라고 잃어버린 시간이 깨어있는 동안 경험의 질로 보완될 것이라고 위안을 한다.

최근 한 대학병원 연구팀이 성인 열다섯 명에게 스마트폰을 보게 하고 뇌를 단층 촬영했다.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멍하니 있었을 때 뇌의 기억을 저장하는 곳과 창의력을 관장하는 부분이 활발해졌다. 뇌가 쉴 때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고,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정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쓸데없는 정보들을 정리하고 뇌를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들로 채우려면 40분 집중한 뒤 5분 정도는 멍하니 있는 게 좋다는 것이다. 뇌 과학적으로도 창의력을 발휘하는 영역과 행복을 느끼는 영역이 비슷하다고 한다. 창의력은 ‘휴식의 뇌’에서 나온다. 물론 그저 멍하니 있어도 놀라운 생각이 떠오를 리는 없다. 다만 머리를 쉬게 해야 오랫동안 저축해뒀던 수많은 지식과 경험을 엮어낼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이룬 것도 없는데 어느새 찬바람이 분다. 달력도 몇 장밖에 남지 않아 초조해지는 시기다.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잠시 멈춰보자. 시간이 덧없이 흘러만 간다고 한탄할 게 아니다. 지금쯤 한 번 포즈를 설정해보자. 그래야 제대로 온 건지, 앞으로 제대로 갈 것인지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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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worldweb.co.kr/articles/articles_view.html?idno=18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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